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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왕적 교장 권력’ 없애는 교장공모제···교총 반발에 퇴행 우려

2018-02-08 11:16:41, Hit : 45
작성자 : 관리자
지난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 등 소속회원들이 정부의 교장공모제 확대 방침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 등 소속회원들이 정부의 교장공모제 확대 방침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력 15년 이상의 평교사를 교장으로 뽑을 수 있도록 한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 관련 시행령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극심한 반발 속에서 입법예고 기간을 끝냈다. 현장에서는 내부형 교장공모제로 제왕적 교장 권력을 덜어내고 학교에 민주주의를 뿌리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지만, 교장·교감 회원이 많은 교총의 반대가 워낙 거세 자칫 정책이 후퇴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부는 6일 내부형 교장공모제에 교장자격증 미소지자가 지원 가능한 학교를 15%로 정한 비율 제한 규정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안 입법예고 기간이 5일로 만료됨에 따라 그동안 수합된 의견 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2007년 도입된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자율학교에서 경력 15년 이상의 교사라면 교장자격증을 소지하지 않았더라도 교장공모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학교 민주주의를 확산하고 자질과 능력을 중심으로 교장을 임용하기 위해서였지만, 이명박 정부 때 ‘공모 신청 학교의 15%만 교장 자격증이 없는 교사를 교장으로 임명할 수 있다’고 시행령으로 못박으며 취지가 크게 퇴색됐다. 

정부가 시행령을 개정해 교장공모제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우자 교총은 연일 집회를 열거나 1인시위를 하는 등 크게 반발했다. ‘무자격 교장’을 양산해 교원 인사제도를 무너뜨리는데다 도서벽지 근무 등 궂은 일을 맡아해온 교사 대신 서류와 면접을 통과한 이들이 교장이 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였다. 

교육계에서는 전국 교장·교감 대다수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교총이 교장 권한 축소를 우려해 개혁 발목잡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교장자격증을 따려면 승진 직전 근무평정에서 연달아 최고점을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현직 교장의 평가가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공모제라는 다른 길이 커지면 교장이 행사하는 권한도 자연스레 줄어들 수 있다. 

현장교사 사이에서는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6일 전교조는 전국 교사 2158명(전교조 485명, 교총 497명, 기타단체 108명, 무소속 10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문자메시지 설문조사를 발표했는데, ‘내부형 교장공모제 대상학교를 자율학교에서 일반학교로 더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59.4%로 절반을 넘었다. ‘교육부 개정안대로 자율학교에 대해서만 실시하되 15% 제한비율을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을 합치면 70.5%가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에 찬성했다. 교총 소속 교사들 중에서도 49.7%가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에 찬성해, 현행대로 유지하거나 제도를 폐지하자는 의견(47.7%)보다 많았다.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로 민주적 학교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응답은 75.4%, 비교육적 승진경쟁 완화로 교육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73.3%였다.

교육부 내부에서는 정책 추진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교육부 한 관계자는 “최근 정책 잡음이 잇따랐는데 내부형 교장공모제에도 반발이 커 고민이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계에서도 교총이 ‘발목잡기’에 또 성공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교총은 2010년 당시 교육과학기술부가 교육비리 척결 일환으로 일반학교에서 교장자격증이 있는 교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초빙형 교장공모제’를 확대하겠다고 했을 때도 크게 반발해 결국 축소시킨 전력이 있다.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교육관련 법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법조문은 주어가 ‘교사’나 ‘학생, 학부모’가 아닌 ‘학교장’으로 되어 있다. 그만큼 교장에게 권한이 쏠려있다는 뜻”이라며 “교장공모제는 학교장에게 지나치게 쏠려 있는 권한을 일부나마 학생과 학부모, 교사에게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이고, 문재인 정부 공약이기도 한 교육자치와 학교자치를 실현시키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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